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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친구 만날 때나 회사 회식할 때, 혼밥할 때 어디서나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베트남 음식이 아닌가 합니다. 우선 소규모 식당부터 프랜차이즈 식당까지 규모도 다양하고, 맛에 있어 크게 실패할 가능성도 낮습니다. 퍼(쌀국수), 반쎄오, 분짜, 짜조 등을 비롯해 메뉴도 다양해서 선택권도 넓은 베트남 음식. 

한국에서도 맛있는데 베트남 현지에서 먹으면 얼마나 더 맛있을까? 한국 사람들은 '고수'에 있어서만은 호불호가 완전 갈리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어떨까? 이런저런 베트남 현지맛에 대한 온갖 상상을 하며 베트남 도착해서는 '미식 전문가'인 척을 합니다. ^^

패키지 여행으로 베트남에 간 저희 팀은 친절한 여행 가이드와 공항에서 만나 차 안에서 인사를 나누고 간식을 하나씩 받았습니다. 베트남에 도착해서 먹은 첫 먹거리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못본 음식이라 기대가 컸죠.  

그런데 길거리에서 파는 저렴한 음식 '반미'라는 얘기를 듣고 처음엔 약간 실망... 더운 나라의 길거리 음식이라는데 포장지에 둘둘 말아있었고 우리나라에서 흔한 아이스팩에 보관되어 있던 것도 아니니까요.

약간 의심도 하면서 궁금하기도 하면서 차 안에서 먹은 반미의 맛이란....

와우~ 이런 맛의 조합이 있다니 여러가지 맛이 동시에 느껴지면서 음미할수록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베트남 길거리 음식에 대한 선입견은 온 데 간 데 없고 무엇으로 만든 음식인지 궁금하기만 했습니다.

반미는 바게트를 반으로 갈라서 새콤달콤하게 절인 무나 당근 절임, 오이, 돼지고기, 햄, 고수, 마요네즈 등의 속 재료를 넣어 만든 베트남식 샌드위치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보통 베트남 쌀국수 먹을 때 고수를 2잎 정도만 애교로 넣을 정도로 고수는 '화장품 맛' 나는 풀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미에 있는 고수는 거부감은 커녕, 반미에 있는 고수 맛이 튀지 않고 다른 속재료들과 어우러져 그 맛에 매력이 더한 것 같았습니다.

베트남에서 며칠 머무는 동안 실제로 가장 인상깊었던 음식은 '반미'였습니다. 반미를 알고 나서 보니 정말 길거리 노점상에서 베트남인들이 쭈그리고 앉아서 팔더라구요.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반미를 몰랐을지....

첫 반미의 맛을 알게 된 후, 한국으로 돌아올 때 베트남공항에서 간식으로 또 반미를 먹었는데요. 첫 반미와 맛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왠지 바게뜨도 넘 딱딱하고 바게뜨에 비해 야채, 고수, 고기 등도 넘 적게 들어간 것 같고...반미를 그냥 흉내만 낸 듯해 좀 아쉬웠습니다.

한국에서 와서도 그 맛이 계속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반미를 파는 베트남 음식점이 생각보다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반미에 대해 잘 모를 수 밖에요.. 한국인이 운영하는 주변 식당에서는 반미를 팔지 않아 결국은 베트남인들이 운영하는 베트남 음식점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겨우 몇 군데 찾았는데 7천 원 ~ 1만 원 정도 하고 사이즈도 오히려 더 크더라고요.

제가 한국에서 3곳에서 반미를 먹었는데 베트남의 그 맛이 아닌 건 왜일까요? 베트남인이 운영하는 진짜 베트남 음식점이었거든요. 역시나 바게뜨는 크지만 겉면이 너무 딱딱하고 속재료의 조합이 그다지 어우러지지가 않았습니다. '고수 많이 주세요~' 해서 주문해 봤지만 역시나 그 맛이 아니었습니다.

베트남의 유명한 카페 '콩카페'가 한국에도 있길래 여기서도 반미를 먹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제가 생각한 그 첫 맛, 첫 느낌, 오리지널 맛이 아니었습니다. 무언가 부족한 느낌...그래도 한국 콩카페의 반미는 그나마 바게뜨가 그다지 크지 않고 딱딱하지 않아 그나마 제일 나았던 것 같습니다. 베트남 길거리에서 먹는 게 아닌 이상 아쉬운 대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맘만 먹으면 반미와 유사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샌드위치, 햄버거, 핫도그도 많은데 베트남 길거리 음식 맛을 이다지도 그리워하고 찾아 먹는 제 모습이 우습긴 합니다. 그래도 더더더 맛있는 베트남 반미 맛을 찾아 계속 베트남 음식점을 탐방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오리지널 반미 먹으러 베트남에 또 가야겠어요.. ^^  한국에서 진짜 맛있는 반미 파는 식당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그런데 베트남에서 그렇게 맛있게 먹었다는 찐찐 반미 사진이 정작 없네요. 넘 맛있게 먹느라 사진을 못찍었던 것 같습니다.ㅠㅠ

[사진1] 한국 콩카페에서 먹은 반미 사진

[사진2] 제주도 베트남 음식점에서 먹은 반미 사진

[사진3] 베트남공항 현지에서 먹은 반미 사진